'수어와 자막으로 만날 BTS'…BTS 광화문 공연장 찾은 '농아미'

농아미인 안정선 씨가 21일 광화문 BTS 컴백 공연 현장에서 호외를 들고 있다

사진 출처, 안정선

사진 설명, 농아미인 안정선 씨가 21일 광화문 BTS 컴백 공연 현장에서 호외를 들고 있다
읽는 시간: 3 분

방탄소년단(BTS)이 완전체로 돌아온 21일, 서울 광화문 공연장에는 특별한 팬들도 함께했다. 수어와 자막으로 음악을 '보는' 청각장애인 팬들, 이른바 '농아미(청각장애인을 이르는 '농인'과 BTS의 팬덤명 '아미(ARMY)'를 합친 말)다.

안정선 씨는 이날 공연 티켓을 얻은 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

1차 티켓팅에는 실패했지만, 2차 예매에서 기회를 잡았다. 그는 "정각 8시가 되자마자 운 좋게 빠르게 접속해 성공했다"며 "신기하면서도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티켓팅에 성공하자마자 수어통역사 배치를 신청했다고 한다.

아미들이 한 공연장 안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출처, 안정선

3년 반 만의 컴백은 남다른 감정으로 다가왔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났나 싶어요, 방탄소년단이 돌아오는 2026년은 행복한 한 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제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농인 팬으로서 음악을 즐기는 방식은 다르지만, 감동은 깊다.

안 씨는 "뮤직비디오는 자막을 켜서 보고, 음악은 보청기를 블루투스로 연결해 듣는다"며 "특히 가사와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RM의 시적인 가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 역시 그런 기대 속에 기다려온 자리다. 그는 "현장의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안씨는 2018년 처음 콘서트에 갔을 때는 수어 통역이 없어 어떤 노래인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어 혼자 소외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다 이듬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콘서트에서는 무대 앞에 배치된 수어 통역사를 보고 큰 차이를 느꼈다.

이후 국내 공연에도 통역사 배치를 요청하며 소속사에 직접 메일을 보냈고, SNS를 통해 문제를 알리면서 2019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이러한 접근성 덕분에 예전에는 혼자였지만 이번에는 여러 농인 팬들과 함께 공연을 보게 됐어요"

아미들이 한 공연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출처, 안정선

수어 통역석 개선되길

21일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관객석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21일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관객석

다만 여전히 개선 과제도 남아 있다.

그는 현재처럼 치열한 티켓팅을 거쳐도 결국 수어 통역석에 모여 앉게 되는 구조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휠체어석처럼 별도의 수어 통역석 신청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어 "수어 통역과 무대를 동시에 보기 어려운 점, 공연 중 멘트를 실시간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전광판에 가사를 제공하는 방식도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광화문 공연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 온 농아미들도 함께 한다.

안 씨는 "세계 각지의 농인 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 무대를 함께 보고 있다"며 "방탄소년단이 우리에게 큰 힘과 희망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