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어떻게 이란 한복판에서 격추된 F-15 장교를 구출했나

추락한 항공기의 잔해로 보이는 사진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이란 국영 방송은 미국의 구조 작전 중 파괴된 전투기라며 이와 같은 모습을 공개했다
    • 기자, 가브리엘라 포메로이
  • 읽는 시간: 5 분

미군이 이란의 외딴 지역 영공에서 격추돼 실종됐던 자국 F-15 전투기의 승무원을 지난 5일(현지시간) 극적인 작전 끝에 구출했다.

아직 구체적인 경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쟁 중인 적국 지역에서 장교를 구출하는 매우 복잡한 작전이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는 특수부대원 수십 명과 미군 전투기 및 헬기, 미 중앙정보국(CIA)까지 동원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SNS를 통해 "우리는 이란 산악 지대 깊숙한 곳에서 중상을 입었지만 정말 용감한 F-15 승무원/장교를 구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3일(현지시간), 무장시스템 장교(WSO)와 조종사가 탑승한 F-15 전투기가 이란 남부 상공에서 격추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는 20여 년 만에 미군 전투기가 적의 공격으로 격추된 첫 사례다.

이번에 구조된 무장시스템 장교는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 탑승했던 2명 중 한 명으로, 해당 전투기에 탑승했던 두 사람은 기체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고 조종사는 당일 구조됐으나, 이 장교는 실종 상태였다.

사건 직후 미국은 그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이란 당국은 그를 생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현상금 5만파운드(약 1억원)까지 내걸었다.

SNS에는 무장한 민간인들이 수색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다만 BBC는 해당 영상의 진위를 확인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 관리자들에 따르면, 이 승무원은 지상에 착륙했을 당시 방어용 권총 한 자루만 소지한 상태였다.

다만 신호기를 켜고, 고지대로 이동한 다음, 몸을 숨긴 채 통신을 구축하는 등 평소에 이러한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승무원은 산악 지대 바위틈에 몸을 숨긴 채 이란 측에 먼저 포착될 가능성을 우려해 신호기는 켜지 않았다. 이후에는 구조대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동영상 설명, 지난 3일 이란 남부 상공을 비행하는 미 군용기 및 헬기로 보이는 영상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현지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이번 구출 작전에서는 미 정보기관인 CIA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CIA는 산악 지대에 고립된 이 승무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국방부에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구조 작전을 지휘하던 정부 관계자들이 그의 위치를 "24시간 내내"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아울러 이 승무원은 "점점 더 가까워지던 우리의 적들에게 쫓기고 있던 상황"이었다.

또한 CIA가 미군은 이란 내에서 이미 이 승무원을 발견했다며 기만 작전을 펼친 것으로도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군은 "그를 구하고자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로 무장한 항공기 수십 대를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 특수부대가 고립된 승무원에게 접근하는 동안 폭탄과 화기를 동원해 이란군의 접근을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현지 언론은 구조 대원들을 태워 철수할 예정이던 수송기 2대가 이란의 외딴 기지에서 이륙에 실패했고, 적의 노획을 막고자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특수부대는 추가로 투입된 항공기 3대에 분산 탑승해 이란을 빠져나갔다.

BBC Verify 팀이 확인한 영상과 사진에는 이스파한에서 남동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이란 중부 산악 지대에서 완전히 불타지 않은 항공기 잔해가 포착됐다.

한편 이란 군 당국은 이번 작전 중 미군 C-130 수송기 2대와 블랙호크 헬기 2대가 파괴됐다고 주장하며, "이스파한 남부의 한 폐공항에서의 기만 및 탈출 작전은 … 완전히 실패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일, 이란 국영 언론은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실종된 미군 장교를 수색하던 중 이스파한 상공에서 미군 드론을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BBC는 이스파한 인근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을 둘러싼 엇갈리는 양 측의 주장 모두 진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미군 수색기가 작전을 펼치는 모습이 촬영된 남부 지역과 미군 수송기 잔해가 발견된 장소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현지 시간으로 자정 이전, 구출 작전은 완료됐으며, 구조된 승무원은 치료를 위해 쿠웨이트로 이송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중상을 입었으나,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 당국은 구조 당시 승무원의 정확한 위치 및 신원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윌리엄 팰런 전 미 해군 제독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작전 시점"이 미군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 대원들은 야간 작전에 익숙하기에 어둠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어 적대 지역의 상공을 비행할 때는 언제나 "피격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언론은 미 동부 시간으로 5일 자정 직전, 이 두 번째 승무원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미국은 결코 미국인 전투원을 버리지 않는다!"고 적었다.

한편 이란 측은 이번 미군의 작전은 실패라고 주장했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이란 중앙사령부 대변인은 영상을 통해 미 항공기 여러 대가 비상 착륙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스스로 시작한 이 전쟁과 침략의 늪에 발이 묶인 이 무지한 대통령은 … 어떠한 공격이나 지상 작전, 침투도 결국 결정적이고 수치스러운 패배로 이어질 것임을 완전히 깨달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승무원이 구조됐다고 밝힌 직후, 이란의 다른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 국영 TV 또한 이번 임무가 "실패"라는 주장을 거듭 반복했다.

일부 미국 분석가들은 이란 영토 깊숙한 곳에서 F-15E 전투기를 잃은 데 이어 구조용 군용기들도 여러 대 파괴된 점을 들어, 미 공군력의 한계를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을 역임했던 프랭크 맥켄지 장군은 BBC의 미국 파트너사인 CBS에 "이번 임무로 항공기 몇 대를 잃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러한 상황에서 그 정도 손실은 "기꺼이" 감수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항공기 1대를 만드는 데는 1년이 걸리지만, 그 누구도 버려두고 오지 않는다는 군의 전통을 쌓는 데는 200년이 걸린다"고 묘사했다.

추가 보도: 곤체 하비비아자드(BBC 페르시아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