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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무임승차 제한, 출퇴근 혼잡 해결책 될 수 있을까...시민들의 생각은?
- 기자, 천소람
- 기자, BBC 코리아
- 기자, 최유진
- 기자, BBC 코리아
- 읽는 시간: 5 분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이 어려워지자 한국 정부가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는 가운데, 출퇴근 시간 노인 무임승차 제한 방안이 제시되며 실효성과 형평성 논란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혼잡 완화를 위해 어르신 무임승차를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출퇴근 시간에 집중도가 너무 높으면 괴롭지 않겠느냐"며 노년층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출퇴근 피크 시간에 한두 시간만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출퇴근하는 어르신도 있어 구분하기 쉽지 않겠지만, "놀러 가는 사람은 제한하는 것도 한번 연구해 보시라"며 "이럴 때 분산시킬 방법을 연구해 보자"고 덧붙였다.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 1~8호선 이용객 가운데 출퇴근 시간 경로 승하차 비율은 오전 시간(7~9시) 약 8.55%(4259만640명), 오후 시간(6~8시) 약 8%(4260만2338명)로 나타났다. 출퇴근 시간대 서울 지하철 이용객 100명 가운데 약 8명이 지하철 무료 이용 혜택을 받는 만 65세 이상인 것이다.
출퇴근 시간 노인 무임승차 제한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BBC가 25일 서울역 부근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혼잡도 감소에 큰 영향 없을 듯'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샛별(31) 씨는 노인에게 무료 대중교통을 제공하는 것은 "생활의 편의와 경제적인 여건까지 고려"한 제도적 장치라며 "출퇴근 시간이라고 해도 당연히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씨는 출퇴근 시간 어르신의 무임승차를 제한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큰 실익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손주형(36) 씨는 출퇴근 시간에 어르신의 지하철 무료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은 노인들의 인권을 "방해"할 수 있다며 "단순히 노인분들의 이용을 제한한다고 해서 (출퇴근 혼잡도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김성아(26) 씨도 "출퇴근 시간에 (이용이) 제한된다면, 일찍 활동하는 어르신들에게 제한이 생길 수 있다"며 "노인분들을 배제하는 방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68세 여성 조모 씨는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다니는 70세가 넘은 생계형 노인들도 많다"고 지적하며 "출퇴근 시간이라고 혜택을 안 준다면 이중적으로 고통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생계형 노인들도 배려해서 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혼잡 시간대 양보 필요'
한편 서울 용산에 사는 한상식(67) 씨는 출퇴근 시간에 노인들의 이용을 제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씨는 "내 아들딸"의 나이대 청년들이 고생하며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젊은 층들을 "배려하는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는 박지원(35) 씨도 "혼잡한 시간에 출퇴근을 안 하시는 분들이 양보해 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경상도 김천시에 거주하는 64세 여성 노옥분 씨도 출퇴근 시간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그 시간대에 이용 안 해도 되는 사람들은 양보해서, 지금 꼭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게 시간대를 (조정)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전영화(26) 씨는 출퇴근 시간에 어르신이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안전사고 위험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전 씨는 "노인분들의 이용을 출퇴근 시간에 제한 하는 게 안전 부분 때문에라도 고려하는 것이 틀린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는 25일 BBC에 노인의 안전을 위해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시민들은 출퇴근 시간 혼잡도의 원인으로 지하철의 배차 문제, 고정된 출퇴근 시간의 문제를 꼽았다.
'노인 무임승차에 대한 변화 필요'
한국에서 노인의 법적 기준은 만 65세 이상이며, 지하철 무임승차는 만 65세 이상부터 이뤄진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주민등록 인구 가운데 만 65세 이상 비율은 21.2%로 집계됐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일 경우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은 2024년 말 65세 이상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시민들은 이러한 인구 분포 및 사회적 변화에 맞춰 노인 무임승차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내년부터 무료 승차의 혜택을 받는 노옥분 씨는 "저도 빨리 (무임승차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나라 생각하면 (노인 나이를 더 높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무료이용 혜택을 받고 있는 조 씨는 "옛날에는 65세면 (노인 같았지만), 사실은 70세 분들도 야외나 산 근처에 보면 건강하신 분들이 많다"며 "노인 세대가 많으니까 무임승차 나이를 조금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혜택을 받다가 안 받으면 박탈감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변화가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손 씨는 "저희도 어차피 나이가 들어가고 노인이 될 건데,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보장해 줄 수 있는 부분은 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영상: 최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