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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형 전자담배도 규제…'담배 정의' 확대, 무엇이 달라지나
그동안 한국에서 법적으로 '담배'로 분류되지 않았던 액상형 전자담배가 오는 24일부터 일반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된다.
19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담배의 정의를 '연초 또는 니코틴을 원료로 제조한 것'으로 확대한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합성 니코틴이 포함된 액상형 전자담배도 법적 '담배'에 포함돼 규제 대상이 된다.
같은 니코틴인데 규제 달랐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른 담배 규제는 '담배사업법'이 정의한 담배를 대상으로 한다. 기존 담배사업법은 담배를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한 제품으로만 정의해 왔다. 일반적으로 종이에 말아 피우는 궐련형 담배처럼 담뱃잎을 사용하는 제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뱃잎 대신 니코틴 성분이 들어간 액체를 기기로 가열해 흡입하는 방식으로, 이 중 일부는 합성 니코틴을 사용한다. 담뱃잎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적 '담배'로 인정되지 않아 규제에서 빠져 있었다. 같은 니코틴 제품임에도 원료에 따라 규제 여부가 달라지면서 형평성 논란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앞으로 액상형 전자담배에도 기존 담배와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제품 포장과 광고에는 건강 경고 그림과 문구를 표시해야 하며, 금연구역에서의 사용도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그동안에는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더라도 액상형 전자담배로 확인될 경우 '법적 담배가 아니다'는 이유로 과태료 처분이 취소되는 사례가 있었다.
자동판매기 역시 설치 장소와 거리 기준 등을 충족하고 '소매인 지정'을 받아야 운영할 수 있다.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 무인 매장에서는 자판기에 신분증을 인식시키기만 하면 제품 구매가 가능한 구조로 운영되면서, 실제 구매자와 신분증 명의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한계가 지적돼 왔다. 온라인 판매 역시 별도의 대면 확인 절차 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어 청소년들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로 꼽힌다.
이처럼 제품 유형에 따라 규제 적용 여부가 달라지면서 단속과 처벌이 일관되지 않고, 청소년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번 개정안으로 판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그동안 미성년자에게도 노출돼 왔던 무인 전자담배 자동판매점이 관리 감독을 받게 될 예정이다.
청소년 흡연 유입, 액상형 전자담배가 주요 경로
이번 법 개정은 청소년 흡연 유입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9일 발표된 '청소년건강패널조사(2019~2024년)' 분석 결과, 흡연은 중학교 후반부터 증가해 고등학교 1학년 시기에 신규 사용률 3.29%로 정점을 찍었다. 중1(0.29%)에서 시작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하다 고교 진학 시기에 유입이 집중되는 구조다.
연구진은 "중학교 후반에서 고등학교 초기가 흡연 예방의 핵심 개입 시기"라며 "학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청소년이 담배를 처음 접하는 주요 경로로 액상형 전자담배가 지목됐다. 온라인이나 무인점포 등 신분 확인이 허술한 유통 구조로 인해 기존 궐련보다 접근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여학생의 경우 담배 제품 현재사용률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1.54%로, 일반 담배(1.33%)와 궐련형 전자담배(0.32%)를 모두 웃돌았다. 이는 전통적으로 일반 담배 비율이 높았던 기존 양상과는 다른 흐름이다.
성인 이용률 역시 증가세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발표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은 3.8%로, 전자담배가 조사에 포함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담배가격 인상으로 전자담배 수요가 급증했던 2015년 당시 사용률이 3.7%를 기록한 뒤 이듬해 2.0% 수준으로 급락했으나, 약 10년 만에 이를 다시 넘어선 것이다. 일반담배 현재흡연율이 2013년 23.2%에서 2024년 15.9%로 크게 감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정부는 이번 규제 확대가 액상형 전자담배 이용률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다만 무니코틴 제품이나 니코틴과 구조가 유사한 물질을 사용한 제품은 여전히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또 다른 공백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규제를 피해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이달 말부터 담배 소매점, 제조업자·수입판매업자 등을 대상으로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관계기관과 협력해 금연구역 단속도 실시할 것"이라며 "개정안이 현장에 조속히 정착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